2010년 12월 16일 목요일

이범호 한화 영입, 왜 늦어지나?

일본프로야구 소프트뱅크 이범호의 국내 복귀가 좀처럼 진척을 보이지 않고 있다. 한화가 이 달 초부터 소프트뱅크의 의중을 확인하는 등 구체적인 움직임을 보였지만 이후 더딘 발걸음을 보이고 있다. 소프트뱅크와 한화, 소프트뱅크와 이범호, 한화와 이범호 간에 미묘한 입장 차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일본 현지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소프트뱅크는 한화가 이적료를 부담하는 형태의 이적을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 시즌 연봉 가운데 일부를 부담할 수도 있지만 이적료는 포기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라고 볼 수 있다. 한화의 입장에서는 이범호의 연봉만으로도 부담스러운데 이적료까지 더해진다면 자금 압박을 받을 수도 있다.
 
그러나 더 큰 난관은 이범호의 입장이다. 소프트뱅크는 한화와 협상을 마친 뒤 이범호에게 이적을 통보하면 그 뿐이지만 가능한한 모양새를 갖춰 이범호를 돌려보내고 싶어 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범호가 먼저 국내 복귀 의사를 밝히기를 바라고 있다. 이범호가 국내 복귀 의사를 전한다면 소프트뱅크는 한화와의 협상 채널을 본격적으로 가동할 수 있다.
 
한화는 소프트뱅크와 이범호가 먼저 내년 시즌 거취 문제에 대한 입장을 조율한 뒤에야 전면에 나설 수 있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먼저 그 이전에 이범호와 접촉하는 것은 사전접촉에 해당할 수 있기 때문에 극도로 꺼리고 있다. 사전접촉은 소프트뱅크에 대한 예의도 아니라고 판단한다. 소프트뱅크가 이범호와와 거취 문제에 대해 합의하기 전까지는 이범호와 복귀 협상을 벌일 수 없는 처지다. 그러나 이범호가 아직 자신의 입장을 확실하게 밝히지 않고 있다.
 
이범호가 국내 복귀 의사를 밝히고 소프트뱅크가 협상의사를 타진해 온다고 해도 난관은 여전히 존재한다. 이범호에게 어느 정도의 연봉을 줘야 하느냐의 문제가 남는다. 한화는 이범호의 일본 진출에 앞서 그를 잔류시키기 위해 50억원의 거액을 베팅했다. 그러나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
 
이범호는 국내로 복귀하더라도 일본 진출 이전의 가치를 다시 한 번 확인하고 싶어 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한화는 이범호의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당시 책정된 몸값을 그대로 적용하는데 부담을 느낄 수 있다. 1년 전의 이범호는 일본 진출과 국내 무대 잔류라는 양 손의 떡을 두고 저울질하는 상황이었고, 현재는 소프트뱅크에서 주전 자리를 확보하기 어려운 처지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