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2월 16일 목요일

"이야기 하기 어렵다" 한화, 이범호에 대해 함구하는 이유


“이야기 하기 어렵다.”

한화 관계자는 16일 이범호의 아버지 이광희씨가 1년 전 프리에이전트(FA) 협상 당시보다 더 나은 조건이어야만 한국에 복귀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데 대해 “이범호는 엄연히 현재까지 소프트뱅크 선수라는 것밖에는 말할 수 없다”며 “이범호나 이범호 측과는 한 번도 만나거나 의사를 전한 적도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화 측이 이렇게 이범호 문제에 대해 함구하는 것은 이유가 있다. 바로 탬퍼링(tampering)으로 국제적인 문제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탬퍼링(tampering)이란
탬퍼링은 한마디로 사전접촉이다. 한일협정서에 따라 상대국 선수에 관심이 있을 때에는 한국야구위원회(KBO)와 일본야구기구(NPB)를 통해 먼저 신분조회를 요청해야 한다. 선수 보유 구단이 해당 선수를 양도할 의사가 있거나 접촉을 허락하면 그때서야 비로소 정식으로 접촉할 수 있다. KBO 정금조 운영팀장은 “현재 한화는 일본야구기구에 (이범호에 대한) 신분조회를 하지 않은 상태다”라며 “신분조회를 하기 전에 이범호와 만나거나 계약조건을 이야기하는 것은 사전접촉이기 때문에 어떤 입장도 표명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입장을 바꿔 일본 특정 구단이 류현진에 관심 있다고 가정할 경우. 그 구단이 신분조회 없이 류현진을 만나거나 계약조건을 언급하면 문제가 되는 것과 같다”고 덧붙였다.
정 팀장은 “사전접촉은 협정서 위반으로 국가간에 큰 논란이 될 수 있다”며 “한화 측에도 이에 대해 각별히 유의해 달라는 뜻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한화가 조심스러운 입장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한화는 왜 신분조회를 요청하지 않았나
그럼 한화는 왜 이범호에 대한 신분조회를 요청하지 않았을까. 일단 한화는 물밑협상을 통해 소프트뱅크와 이야기를 끝내놓은 상태에서 신분조회를 하고 소프트뱅크가 허락해주는 자연스러운 모양새를 갖추기를 원한다. 그런데 신분조회를 계속 미루는 것은 세 가지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일 수 있다.
첫째. 이범호가 소프트뱅크에 자신의 입장을 전달하지 않았을 수 있다. 소프트뱅크는 이범호가 국내 복귀를 원하면 한화와 본격적인 트레이드 논의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소프트뱅크가 움직이지 않고 있는 데에는 이범호가 의견을 표시하지 않았기 때문일 수 있다. 둘째. 소프트뱅크와의 물밑협상이 완전히 마무리되지 않았다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이적료와 연봉에 대한 협상이 관건이다. 셋째. 한화가 이범호에게 어느 정도 대우를 해줄지에 대한 입장도 정리해야 한다. 이범호는 일본에 남을 경우 내년 시즌 연봉 1억엔(13억원)은 무조건 보장된다. 따라서 이보다 낮은 연봉을 제시할 경우 그에 대해 보상해줄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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