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2월 16일 목요일

SK의 겨울이 못내 불안한 3가지 이유

▲ 2010 한국시리즈 우승 뒤 기쁨을 나누고 있는 박경완과 김광현. 사진=SK 와이번스
[이데일리 SPN 정철우 기자] 날씨가 매섭다. 겨울 다운 겨울이 이제 막 시작된 느낌이다.

그러나 아직 SK의 겨울은 시작되지 않았다. 2010 시즌 최고의 자리에 오른 SK다. 하지만 또 다른 출발을 위해선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이 겨울, 따뜻함 보다는 서늘함이 더 큰 이유다.

우선 외국인 선수 문제가 아직 해결되지 않았다. 겉으로는 올시즌 좋은 활약을 펼친 카도쿠라와 2009년의 영웅 글로버가 건재하다.

속내는 다르다. 카도쿠라는 무릎이 좋지 못하다. 수술 가능성이 높다. 내년이면 우리 나이로 39살이 된다. 재계약 가능성이 크게 낮아졌다는 것이 내부 평가다.

글로버 역시 올시즌 구위 저하로 어려움을 겪었다. 재계약 협상 계획은 있지만 합의까지 이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대안이 확실한 것도 아니다. 현재 SK는 대만 에이스 판웨이룬을 비롯, 대만 출신 외국인 투수를 중심으로 영입 작업에 나서고 있다. 아직 한국 무대에 검증되지 않은 투수들로 새로운 시즌을 맞을 가능성이 높다.

메이저리그 경력이 화려해도 성공을 자신할 수 없는 것이 한국 야구다. 그러나 대만 출신 선수 역시 우리가 겪어본 투수가 아니다. 뚜껑을 열어봐야 하는 것은 마찬가지다.

연봉 협상도 진통이 예상된다. SK는 최근 4년간 한국시리즈에 진출했으며 이 중 3번이나 우승했다. 자연스럽게 선수들의 연봉이 크게 올랐다.

하지만 선수들의 기대치는 늘 밑돌았던 것도 사실이다. 전체적인 연봉의 규모가 커진 탓에 개개인에게 돌아갈 파이는 그만큼 줄었기 때문이다.

이번 역시 쉽지 않을 전망이다. 박경완(5억원)과 재계약해야 하고 다승왕 김광현(1억7,500만원)의 상승폭을 얼마로 잡아야 할지 고민이다. 이 밖에 정근우 김강민 최정 등 주축 선수들이 줄줄이 대기 중이다. SK는 아직 이들과 구체적인 협상도 하지 못했다.

스프링캠프까지는 이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연봉 협상이 장기화되면 캠프에도 지장이 초래된다. 훈련이 근간이 팀인만큼 쉽지 않은 문제다.

박경완과 김광현이 또 한번 재활에서 스타트해야 한다는 점도 걱정거리다. 정상 회복을 기대하고 있지만 낙관만 하긴 어렵다.

SK는 지난해 큰 성과를 거둔 재활캠프에 기대를 걸고 있다. 예정대로라면 시즌 정상 복귀가 가능하다. 하지만 부상은 언제든 돌발 변수가 생긴다.

만에 하나 둘 중 하나라도 시즌 개막에 맞추지 못할 경우 SK는 큰 타격을 입게 된다.

시즌 초반 전력질주로 치고나간 뒤 숨 고르기를 하는 것이 SK 스타일이다. 둘의 공백은 그 원동력이 사라짐을 의미한다.

김광현을 뒷받침할 선발 요원이 부족하고 정상호 역시 잇단 부상에 운신 폭이 좁아들었다.

가장 화려한 2010 시즌을 보낸 SK. 그러나 새로운 출발은 그리 만만하지 않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