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2월 16일 목요일

"홈런-타점왕 되찾겠다"…김상현 '공공의적' 이대호에 도전장

롯데 이대호(28)가 ‘공공의 적’이 됐다. 전대미문의 타격 7관왕이라는 업적을 쌓아올렸기 때문이다. 그동안 타격 각 부문 타이틀홀더들은 물론. 롯데를 제외한 나머지 7개구단 중심타자 모두 ‘타도 이대호’를 외치고 있다. 겉으로는 ‘이대호의 아름다운 타격에 경의를 표한다’고 했지만. 내년시즌 반드시 자신의 전문분야 타이틀을 되찾겠다는 각오로 한겨울에도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이대호의 아성에 도전장을 내민 이들은 누구일까.

◇KIA 김상현 타점 홈런 탈환

지난해 신데렐라 김상현(30·KIA)은 “부상 없이 시즌을 치른다면. 내년에는 이대호와 좋은 승부를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일찌감치 도전장을 던졌다. 지난해 홈런(36개) 타점(127개) 장타율(0.632)부문 1위에 올랐던 김상현은 올 해 왼쪽무릎 부상과 오른쪽 발목부상이 겹치면서 이렇다 할 활약을 하지 못했다. 하지만 62개의 안타 중 21개를 담장 너머로 보낼만큼. 녹슬지 않은 파괴력을 보였다. 김상현은 “내년에는 50홈런을 목표로 삼겠다”면서 “이대호가 타격 7관왕하는 모습을 보고 부러웠다. 몸이 아프지 않다면. 홈런과 타점부문에서는 지지 않을 자신 있다”고 선언했다.

◇두산 김현수 타격 최다안타 도전

‘타격기계’ 김현수(23·두산) 역시 아쉬움이 많이 남는 한 해였다. 3연속시즌 150안타 이상을 때려냈지만. 올 해는 슬럼프가 길었다. 상대의 집중견제로 타격 밸런스가 무너져 타율 0.317. 150안타에 머물렀다. 다른 선수였다면. 훌륭한 성적이라고 칭찬받았겠지만 김현수라 주위의 반응은 냉담했다. 정규시즌과 포스트시즌. 광저우 아시안게임까지 치른 김현수가 12월 휴식을 반납한 채 마무리훈련에 매달린 것도 명예를 회복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김현수는 “(이)대호 형이 올해 44개의 홈런을 쳤기 때문에 내년에는 50홈런에 도전하겠다”고 선언했지만. 팬들은 그의 호쾌한 장타가 수 많은 안타 중 양념으로 폭발하길 바라고 있다.

◇빅초이 빅보이 넘어설까

장타율 부문에는 최희섭(31·KIA)이 강력한 도전자다. 최희섭은 올 해 상대 투수들에게 집중 견제를 당했다. 김상현이 부상으로 이탈하자 “최희섭만 걸러내면 쉽게 갈 수 있다”는 얘기가 공공연하게 나돌았다. 찬스 때 좋은 공이 오지 않으니 제 스윙을 할 수 없었던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배트에 스치기만 해도 2루타 이상 장타를 뽑아낼 능력을 갖췄는데. 스윙이 작아지면서 장타율(0.482)도 떨어졌다. 신혼여행도 포기한 채 마무리훈련 캠프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이유도 무너진 자존심을 회복하기 위해서다. 최희섭은 “(이)대호가 결혼을 통해 심리적 안정을 찾은 게 타격감 상승으로 이어진 것 같다. 나도 결혼을 했으니. 내년에는 대호를 넘어서야지 않겠나”며 설욕을 다짐했다. ‘빅초이’라는 명성에 걸맞게 ‘빅보이’ 이대호를 보란 듯이 넘어서겠다는 것이다.

◇2인자 홍성흔 경계대상 0순위

팀내 경쟁자이자 ‘2인자’ 홍성흔(34·롯데)도 호시탐탐 이대호의 자리를 노리고 있다. 타격 최다안타는 물론. 득점 부문에서도 욕심이 크다. 가장 큰 적은 ‘내부의 적’이듯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 홍성흔의 분전이야 말로 이대호가 가장 경계해야 할 부분이다. 두산 이종욱 KIA 이용규 LG 이대형 등 톱 타자들은 출루율과 득점 부문 경쟁자들이다. 이대호에게 도전장을 내민 선수들과 이를 즐거운 마음으로 지켜보고 있는 이대호의 전쟁. 올 겨울 8개구단 훈련의 최대 관심사다.

장강훈기자 zz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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