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2월 16일 목요일

삼성, 'ML 거물 영입' 이번에는 과연




[OSEN=이상학 기자] 과연 이번에는 어떤 결과를 낳을까.

삼성이 2011년 외국인선수로 거물급을 데려왔다. 메이저리그 출신 우타 외야수 라이언 가코(29)를 영입한 것이다. 지난 2003년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에 3라운드 지명된 가코는 불과 1년 전까지 메이저리그에서 주전급으로 활약한 타자다. 삼성으로서는 또 하나의 메이저리그 출신 거물급 선수 영입이라는 점에서 비상한 관심을 끈다.

▲ 유일한 성공작 프랑코

지난 2000년 삼성은 아메리칸리그 타격왕이자 올스타전 MVP 출신 훌리오 프랑코를 영입하는 수완을 발휘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에는 1961년생으로 등록된 프랑코지만 실제로는 1958년생으로 밝혀졌다. 한국에 왔을 때에는 42살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프랑코는 그해 한 경기를 뺀 132경기에 출장해 타율 3할2푼7리 22홈런 110타점 12도루로 노익장을 과시했다. 웨이트 트레이닝은 물론이고 식사와 수면까지 철저한 몸 관리로 국내 선수들에게도 귀감이 되기도 했다.

그러나 시즌 후 재계약에 실패하며 한국과 인연은 1년으로 끝났다. 상대적으로 부족한 장타력과 수비력이 김응룡 신임 감독을 만족시키지 못했다. 당시 삼성에는 이승엽 김기태 정경배 등이 있어 프랑코의 수비기용이 애매했다. 메이저리그 통산 1898경기 중 외야수로는 9경기 출장에 그쳤던 프랑코는 삼성에서 85경기를 외야수로 나와야 했다. 미국으로 돌아간 후 메이저리그로 복귀한 프랑코는 2007년까지 활약하며 빅리그 역대 최고령 만루홈런·대타홈런·멀티홈런 등을 남겼다.

▲ 실패작 바에르가·오리어리

2001년 시즌 중반 대체 외국인선수로 들어온 스위치히터 내야수 카를로스 바에르가도 큰 관심을 모았다. 3차례나 메이저리그 올스타에 선정됐을 뿐만 아니라 최다안타왕과 2년 연속 실버슬러거를 받을 정도로 메이저리그에서도 알아주는 공격형 2루수였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39경기에서 타율 2할7푼5리 3홈런 17타점이라는 미미한 성적을 남긴 채 재계약에 실패했다. 그해 8월17일 대구 한화전에서 이승엽-마해영-매니 마르티네스와 함께 4타자 연속 홈런을 합작한 것이 거의 유일한 성과. 하지만 바에르가는 이듬해 메이저리그에 복귀해 백업멤버로 4년간 더 활약했다.

이승엽과 마해영이 빠져나가며 타선의 무게감이 떨어진 2004년 삼성은 메이저리그 풀타임 7년차 경력의 트로이 오리어이를 영입하며 큰 기대를 걸었다. 그러나 시즌 전부터 팀을 무단이탈하는 등 좀처럼 적응하지 못하더니 결국 63경기에서 타율 2할6푼5리 10홈런 28타점에 그치며 시즌 중반 퇴출되고 말았다.




이후 간간히 메이저리그 출신은 있었으나 거물급과 거리를 뒀던 삼성은 올 시즌 중반 메이저리그에서 두 자릿수 승수를 2차례 거둔 우완 정통파 팀 레딩을 영입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그러나 레딩은 9경기에서 1승3패1홀드 평균자책점 5.09에 그치면서 재계약에 실패했다.

▲ 가코는 과연

1981년생 오른손 외야수 가코는 추신수 덕분에 국내 팬들에게도 낯익은 선수다. 추신수와 한솥밥을 먹으며 바로 옆 라커룸을 썼는데 클리블랜드를 이끌어갈 중심타자로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클리블랜드 간판선수가 된 추신수와 달리 가코는 기대만큼 성장세를 보이지 못했다. 2007년 138경기에서 타율 2할8푼9리 21홈런 61타점으로 클리블랜드 타선의 축이 된 가코는 이듬해 141경기에서 타율 2할7푼3리 14홈런 90타점을 기록했지만 성장세가 더디다는 평을 받았고 결국 2009시즌 중 샌프란시스코로 트레이드됐다.

이후 가코는 시애틀-텍사스를 차례로 옮겨다니며 급격한 내리막길을 걸었다. 올해 텍사스에서 메이저리그 출장은 15경기밖에 되지 않았다. 트리플A에서도 93경기 타율 2할3푼5리 12홈런 48타점으로 신통치 않았다. 하지만 불과 1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두 자릿수 홈런을 보장한 메이저리거였고, 나이도 젊다는 점에서 재기 가능성은 충분하다. 메이저리그에서 자리를 잡지 못한 건 수비·주루에서 약점을 갖고 있는 것도 한 이유였다. 입단 당시 포수였던 가코는 어깨가 약하다는 이유로 1루수와 외야수로 전업했지만 미흡했다.

삼성은 가코의 타격에 기대를 걸고 있는 만큼 수비와 주루에서 부담이 덜할 수 있다. 가코는 좌타자 편향이 두드러지는 삼성의 몇 안 되는 우타 거포로 희소가치가 있다. 박석민이 수술 후 재활로 복귀가 늦어질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가코가 중심을 잡아주면 타선의 밸런스를 맞출 수 있다. 가코의 가세로 기존의 채태인 최형우 박석민 등 젊은 타자들이 자극받을 수 있다. 긍정적인 긴장감을 조성할 수 있는 것이다.

프랑크 이후 실패로 끝난 삼성의 메이저리그 거물 출신 영입 리스트. 과연 가코가 새로운 성공 리스트에 오를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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